Jean의 眞한 이야기/에피소드

Episode 9 - In Australia (6)

Jean2 2013. 10. 25. 14:11


만신창이가 되어 시드니로 돌아오고 나서 다음 농장으로 행보하기 전까지 또다시 많은 아픔과 설움을 감수해야 했다. 처음 Orange City로 떠나기 전에 내게 어떤 일거리를 제안했던 한국인 친구가 언제든지 시드니로 돌아오면 시작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피치 못할 사정으로 지키지 못했다. 그의 말만 믿고 내려온 나로서는 눈앞이 캄캄했지만 그를 원망하지는 않았다. (* 약속을 지킬 수 없는 것은 그의 마음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압력 때문임을 알고 있었고, 훗날 그는 내게 가장 큰 도움을 준 은인이 되었다.)


망고 농장에서 두 달간 하루 평균 200달러 이상의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막 내려온 친구를 만나 그가 소개해준 농장으로 가려니 가장 가까운 농장이 고속버스로 약 47시간 거리. 차비만 있다면 50시간이 넘는 거리라도 문제가 아니었다. 남들이 200달러를 번다면 나는 300달러 이상을 벌 수 있는 체력과 정신력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Orange City를 떠나기 전날 (내가 일하던) 농장에 도착한 두 한국인 어학 연수생들이 시드니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내겐 돈이 부족하고 그들에겐 언어가 부족하니 시드니에서 상봉해서 호주 생활을 하는 동안 상부상조하기로 약속을 하고 헤어진 뒤라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며칠 뒤 약속대로 그들이 내 숙소를 찾아와서 재회의 기쁨을 나누고 다음날 바로 망고 농장을 향한 북진이 시작되었다. 내게 남은 돈을 다 털어도 차비가 부족해서 농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내 빚은 불어났다. 앞으로 2주 안에 430만 원에 상당하는 호주 달러와 이 학생들에게 빌린 돈까지 벌어야 한다.


47시간을 달려 첫 번째 농장 지역에 도착하고 나서 마침 값싼 Backpacker's가 눈에 띄어 여장을 풀고 바로 농장으로 향했다. 그러나 광활한 농장에는 사람의 그림자 하나 눈에 띄지 않았고 사무실은 커다란 자물쇠로 잠겨 있었다. 한참 뒤에 행인을 발견해서 연유를 물어보니 이 농장의 망고 수확은 며칠 전에 끝났기 때문이란다. 그에게 물어 다른 망고 농장들을 찾아갔지만 2번째, 3번째, 4번째도 모두 수확이 종료된 뒤라 사람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벌거벗은 농장들이 마치 낯선 이들의 방문을 조소하는 것 같았다.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