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의 眞한 이야기/에피소드

Episode 8 - In Australia (5)

Jean2 2013. 10. 25. 14:07


세 번째 외출 때 식빵과 함께 사온 것은 입으로 물 수 있는 소형 플래시였다. 내겐 먼동이 틀 때까지 기다릴 시간적인, 경제적인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모두가 잠들어 있는 어두컴컴한 새벽에 - 플래시를 입에 물고 - 일을 시작했고, 점심을 위해 모두가 하산하고 나서도 작업을 멈추는 일이 없었고, 석양이 하늘을 핏빛으로 물들일 때쯤이면 모두 일과를 완전히 마치고 푸짐한 저녁과 긴 휴식을 취하기 위해 하산하지만, 적막한 어둠 속에서도 내 손은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밤 10시가 넘어서야 밀린 점심과 저녁을 먹기 위해 하산하다 보니 그동안 산밑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모르고 있었는데 임금인상에 대한 문제를 놓고 한바탕 데모가 벌어졌다는 사실을 친구들로부터 전해 들었다. 노동력과 노동시간을 고려하면 kg당 40센트의 임금은 부당하므로 농장 측이 임금인상요구에 불응하면 전원(全員)이 일을 그만두고 떠나기로 해서 하루 만에 타협이 이루어졌다. 내가 내 민족에게 바라는 것이 바로 그 단결력이다. 그들과 나는 - 나는 생계를 위한 돈을 벌기 위해 온 사람이고, 그들은 여행을 더 즐기기 위한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온 이들이라 - 입장이 달랐는데 그들에게도 40센트는 확실히 적은 액수였다.


그들 덕분에 (첫 주급을 받기 전에) 40센트로 기록되던 임금이 50센트로 재계산되었지만, 하루 130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리지 못하면 한 달이 가기 전에 - 부족한 채무액을 메우기 위해 - 또 다른 채무를 져야 하는 나는 몸과 마음이 더욱 분주해졌다. 물집이 잡히면 밴드로 응급조치를 취하고 밴드마저 떨어진 뒤에는 낡은 옷가지를 찢어 동여매고 하루 3시간 이하의 수면시간을 제외하고는 오직 미친 듯이 일만 했지만, 여전히 한강투석에 지나지 않는 몸부림에 불과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