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의 眞한 이야기/에피소드

Episode 4 - In Australia (1)

Jean2 2013. 10. 25. 13:55


호주에 있을 때 내가 처음 시작한 일은 체리 농장에서 체리를 수확하는 일이었다. 당시 내 하루하루가 얼마나 절박했는지는 아직 기록을 마치지 않은 Jean의 眞한 이야기에 언급되어 있지만, 처음 이 글을 접하는 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그리고 - 어떤 삶 속에서도 흔들려본 적이 없는 - 나의 확고한 가치관과의 연관성을 명증하기 위해서 당시의 상황부터 (* 0.1%를 넘지 않는 선에서 공개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만) 요약해보겠다.


내겐 '우선 한 달 내'로 갚아야 할 약 430만 원의 빚이 있었다. 나는 분명히 '우선 한 달 내'를 강조했지만, 숫자만 보고서 '430만 원밖에'라고 성급히 판단하는 이들이 있을 것 같아서 (* 사악한 무리의 배신 덕분에 10년이 넘게 짊어져 왔던) 外의 빚까지 기술하자면 100배가 넘는 - 더 정확히 말하자면 111.6배나 되는 - 빚이 남아 있었다. 정말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을 때는 - 주지의 사실이기도 하지만, 세상 물정에 어두운 (배부른) 특권층에겐 무지의 사실이라 이해를 구하지도 않지만 - 430만 원이 아닌 43만 원도, 아니, 4만 3천 원도 큰돈일 수 있다.


뉴욕에서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다시 제삼국 행을 결심하게 되었고 어렵사리 2천 달러를 융통해서 호주행 비행기 표를 끊고 이것저것 준비하고 나니 100달러밖에 남지 않았다. 그 돈만 들고 탑승해야 했고 Alaska와 일본, 브리즈번을 거쳐 시드니 공항에 착륙할 때까지 - 비행시간만 정확히 28시간, 기내식 7끼, 탑승객과 승무원이 세 번이나 바뀌도록 - 나는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던 최장거리 탑승객이었다.


US 달러와 AS 달러의 환시세 덕에 100달러가 180달러가 되었지만 내가 갚아야 할 돈은 US 2천 달러에 상당하는 한국 돈이었기 때문에 한 달 내로 그 돈을 벌어서 송금해야 하는 나로서는 더 불리한 상황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뉴욕을 떠나기 전만 해도 1천 원을 넘지 않던 US 달러 환율이 - IMF의 영향으로 - 한순간에 2천 원으로 껑충 뛰어버렸다. 210여만 원으로 계산했던 액수가 430만 원으로 둔갑을 한 것이다. 조금만 더 일찍 뉴욕을 빠져나왔더라면 반대의 상황이 연출되었을 텐데 한 달이나 내 발길을 막는 사건이 발생했다.


첫날부터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Tax File Number 없이는 도시에서 - 관광비자를 가지고, 그것도 교포 사회가 아닌 현지인 사회에서 - 일자리를 구한다는 것이 예상했던 대로 쉽지 않았다. 힘이 들어도 내가 교포 사회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않는 데는 - 장, 단기 국외 어학연수나 무전여행 등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겐 좋은 지침이 될 - 분명한 이유가 있다. 어느 나라의 (한인) 교포 사회에서도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공통되는 불문율이 있는데 바로 Training이라는 명목으로 처음 2~3주간은 - 하루 12시간 이상의 중노동을 제공해도 - No Pay, 즉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분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포 사회를 경험해 본 이들은 잘 아는 사실이지만 전문직종이 아닌 이상 2주 이상의 Training 기간은 전혀 불필요한 것이고 No Pay라는 부당한 처사도 오직 (한인) 교포 사회에서나 경험할 수 있는 부조리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2~3주간의 자원봉사를 마치고 정식으로 일을 시작한다 해도 식사시간, 쉬는 시간, 지각 등은 - 단 5분이라도 계산해서 - 철저히 임금에서 제하고, 하루 2~3시간의 overtime, 즉 초과 근무에 대해서는 시간개념이 절대 없는 곳이 자랑스러운(?) (한인) 교포 사회다. 때로는 2~3개월 이상의 임금 체급도 각오해야 한다.


반면 현지인 사회에서는 - 교포 사회에서와 같은 종류의 단순한 일이라면 - Training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일이 거의 없고, 실제로 Training이 필요한 일이라서 Training을 받는 기간이라도 그들은 임금을 지급한다. (한인) 교포 사회에서와는 달리 출근 카드를 찍는 순간부터 퇴근 카드를 찍는 시점까지 근무 시간으로 계산되므로 식사시간, 쉬는 시간, overtime에 대한 임금과 노동력을 부당하게 착취당하는 일이 없다.


한인 사회와 현지인 사회의 불유쾌한 비교는 이 정도로 하고 다시 내 일신상의 문제로 돌아가기 전에 내가 분명히 역설하고 싶은 것은 나는 우리 민족의 - 재내 국민이든, 재외 교포든 - 보편적인 잘못을 지적하는 것뿐이지 모두가 잘못을 범하고 있고, 모두가 나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니 부디 확대해석은 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가 어떤 잘못된 부분들에 대해서 비판을 할 때마다 대다수 사람이 - 내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이해하지 못하고 - 나를 신랄히 비난하거나 나를 아주 부정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매도하는 때도 적지 않은데 - 현실을 똑바로 인식하지 못하고, 숱한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민족을 변호하고 옹호하려 드는 - 그들이야말로 아주 부정적이고 비겁한 자들일 뿐이다. 잘못을 시인할 때는 일 편의 변명도 뒤따라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내 소견이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