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의 眞한 이야기/에피소드

Episode 2 - In China (1)

Jean2 2013. 10. 25. 13:50


한 번이라도 중국 여행을 (* 패키지 투어가 아닌 자유 여행으로) 해본 사람들은 피할 수 없던 숱한 불유쾌한 사건들을 나도 피해 가지 못했는데...


하루는 일과를 마치고 호텔에 돌아오자 사무원 아가씨가 숙박부 비슷한 장부를 들고 와서 아무 설명도 없이 서명해달라고 했다. 꼼꼼히 확인도 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서명해서 보냈고 다음 날 아침 일찍 길을 나서서 해가 저문 후에 돌아왔는데 내 방에 청구서가 도착해있었다. 프런트 데스크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간밤에 내가 한 서명은 '내가 (깨지 않은) 컵을 깨뜨렸다.'라고 시인한 서명이니 배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분명히 내 방을 청소한 하우스 키퍼의 소행이라고 추정해서 그녀를 불러오라고 호통을 치자 매니저가 달려왔다.


매니저도 처음에는 프런트 데스크의 직원과 같은 말을 하다가 내 언성이 높아지자 나름대로 조심스럽게 한다는 말이 오히려 도화선에 불을 붙인 꼴이 되었다.

"손님, 고작 5위안(* 당시 한화로 500원)짜리 컵 하나 때문에 이렇게 화를 내실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물어주시기 싫으면 제가 변상할 테니 이제 고정하십....시오."

내 안주머니에 있던 지갑이 그의 얼굴을 향해 날아간 것은 그가 마침표를 찍기 전의 일이었다.

"뭐야? 사과는 하지 못할지언정 고작 5위안짜리 컵 하나 때문에 화를 낸다고? 이것이 너희 더러운 중국인들의 수법이더냐? 내가 깼다면 500위안이든 5,000위안이든 나는 물어주는 사람이다. 당장 내 방을 청소한 장본인을 데리고 와!"

"그녀는 이미 퇴근하고 없는데요."

"전화해서 불러오면 되잖아!"

"연락처를 모르는데요."

"너희 호텔 종사자 연락처를 모른다고? 좋다. 날이 밝는 대로 20개 신문사에 투고하겠다!"

매니저가 무릎을 꿇고 사과하기 시작했다.

"손님,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그렇게 하시면 저희 호텔문 닫아야 합니다."

"어림없다!"

"손님, 제발……."


다음 날 아침부터 호텔 전(全) 종사자가 내 방을 찾아와서 90도 절을 하고 나갔다.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그렇게 사흘간을 조석으로 내게 용서를 빌어서 - 컵을 깨고 내게 뒤집어씌운 장본인의 얼굴은 끝내 확인하지 못했지만 - 그들의 성의를 고려해서 한 번만 눈감아주기로 하고 증거물로 빼앗은 그 영수증을 그들이 보는 앞에서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며칠 뒤 체크 아웃을 하고 호텔을 떠나던 날 매니저가 문밖까지 쫓아와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다시 한 번 정중히 90도 절을 했다.

"손님 덕분에 큰 교훈을 배웠습니다. 다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