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구일재를 올리고자 아침 일찍 추모공원을 향해 길을 재촉했다. 한동안 화창했던 하늘이 다시 얼굴을 찌푸리더니 끝내 슬픔을 감당하지 못하고 내내 도로를 적셨다. 그동안 하루에 세 번씩 요리해서 따뜻한 밥과 반찬으로 세 번씩 제 올리기를 멈추지 않았지만, 여전히 효를 다하지 못한 죄책감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당신의 바람대로 내가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세상에 우뚝 서는 날까지는 사면받을 수 없으리라.
어머니께서 생전에 좋아하셨던 음식들을 모조리 챙겨 오느라 큰누나는 조금 늦게 도착했다. 누이들이 마련한 음식으로 치성을 다해 제를 올리고 나서 추모공원을 나오려 하자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끔찍이도 사랑하셨던 자식들이 좀 더 함께 있지 못하고 떠나가는 것이 못내 아쉬우셨나 보다. '다시 찾아뵐게요, 사랑하는 어머니, 부디 편히 쉬세요.'
2004.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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