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조화섭 & Jean
영어 회화를 위한 수많은 책이 서점에 나와 있다. 광고가 나오고 선전이 많이 된 책들은 영어 공부를 하려고 마음먹은 사람이면 누구나 복사판이라도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어떤 교재는 팝송으로 영어를 공부할 수 있다고 선전한다. 물론 듣지 않는 것보다 낫겠지만, 공부를 위해서라면 무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마치 외국인이 한국어를 공부하려면 김건모나 서태지의 노래를 많이 들으라는 식이다.
어떤 교재는 "12시간이면 영어가 들린다."라고 하고 또 어떤 교재는 "하루 1시간씩 한 달만 투자해서 100문장만 암기하면 고수가 될 수 있다."라는 식의 과대광고로 학습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물론 그와 같은 교재들로 큰 학습효과를 올리는 사람들이 간혹 가뭄에 콩 나듯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런 교재들을 처음 접할 때 개개인의 수준과 발전속도는 분명히 다르다. 그래서 모든 이에게 적합한 교재가 될 수는 없다. 같은 음식을 섭취하고, 같은 약을 복용해도 건강이 호전되는 사람이 있지만, 전혀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사람이 있거나 부작용을 일으키는 사람도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리고 영어 회화 초보 단계에서 타임지나 CNN, AFKN을 공부하는 것은 더욱더 무모한 일이다. 타임지를 읽을 수 있고 CNN이나 AFKN을 들을 수 있는데 말을 할 수 없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머지 대부분의 회화 교재들은 영어 문장을 단편적으로 나열하는 데 치중하거나 단순 암기 위주 학습에 치중하여 많은 시간을 공부하고 난 뒤에도 막상 외국인을 만나면 할 말이 없다.
이러한 교재들은 5분 교재밖에 되지 않는다. 유명한 회화 교재들을 다 공부하고 높은 TOEIC 점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외국인과 만나면 과연 어떤 이야기를 얼마나 오랫동안 할 수 있을까? 토막토막 외운 몇 마디 말을 하고 나면 그때부터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나 가슴이 답답해지기 시작한다. 더구나 외국인이 한국에 관해 질문한다면 더욱더 숨이 막혀 온다. 한국말로는 생각이 나는데 그것을 어떤 식으로든 영어로 표현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문법은 필요 없으니 회화만 잘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한다. 그것도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ㆍ시사 전반에 대한 고급 회화를 밑바탕에 반드시 깔렸어야 할 문법을 배제하고서 말이다.
고급 회화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철저한 문법을 바탕으로 한 영작 공부에 치중해야 할 것이다. 문법이 없는 언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외국인과 이야기할 소재가 없다면 대화는 길어질 수 없다. 특히 외국인과 대화를 할 때에는 서로의 문화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미국의 변호사와 이야기할 때 우리나라의 사법 제도나 법 체제, 그리고 미국의 배심원 제도나 변호사 제도에 대해 서로 아는 바가 없다면 이야기는 흥미있게 진행되지 못할 것이다.
매년 많은 학생이 외국으로 연수를 떠난다. 하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돌아오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해외 연수를 떠나기 전에 조국에서 충분한 실력을 쌓지 않은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의 실력파 강사 중에는 장기 유학은커녕 단기 연수도 경험하지 못한 고수들이 많다.
언어의 형성 시기는 2세부터 7세 사이다. 그 기간에는 읽기와 쓰기를 배우지 않고도 몸으로 언어를 습득할 수 있지만, 그 기간이 훨씬 지난 성인들에게는 언어 감각이 남달리 뛰어난 극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통하지 않는 방법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손짓, 발짓을 섞어서라도 무조건 외국인과 부딪혀야만 영어실력이 향상된다고 들어왔고 실제로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게 믿고 있다. 그러나 참으로 위험천만한 방법이 아닐 수 없다. 언어는 고치기 어려운 습관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잘못된 표현에 익숙하다 보면 제대로 된 표현을 공부해도 입에서는 잘못된 표현, 즉 Konglish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 방법으로 학습하는 성인들에게는 외국 체류 기간과 언어 실력이 절대 비례하지 않는다. 수십 년을 외국에서 체류하고 있는 대다수 교포들이 여전히 유창한 Konglish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이를 분명히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정확한 문법을 사용해서 처음부터 어법에 맞는 정확한 문장을 사용해야만 단기 연수로도 큰 효과를 올리는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유창한 회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충분한 문법 실력을 쌓아야만 한다. 문법을 바탕으로 한 많은 영작 연습으로 내가 할 말의 시나리오를 충분히 가지고 있어야만 영어 회화의 큰 진전을 맛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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