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의 眞한 이야기/에피소드

Episode 80 - In Korea (9)

Jean2 2015. 1. 15. 09:20


나이 많음을 강조하는 사람치고 나이 많은 사람이 없으며 나이와 경험이 정비례하다고 믿는 사람치고 세상 경험이 많은 사람이 없더라.


미국유학시절 유타주에 나보다 여섯 살 많은 교포 누나가 있었다. 어려운 집안에서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날아간 나는 하루 평균 1달러로 세 끼 식사를 해결해야 했고 매일 적지 않은 시간을 걸어 다니는 데 소비해야 했다. 그러나 4.0 만점의 성적을 유지하면서도 국제학생이라는 이유로 장학혜택 한 번 받지 못했고, 당시 영주권자였던 그녀보다 4배나 많은 등록금을 내고 학교에 다녀야 했으며, 가족의 집에 살아 집세라는 걸 내본 적이 없는 그녀와는 달리 혼자 사는 내겐 아무리 아끼고 굶주려도 천문학적인 액수의 경비가 필요했다. 그러나 그녀는 나를 못마땅히 여기고 늘 가르치려 했다.

"왜 그렇게 돈을 많이 쓰는 거야? 한 달에 500불이면 되지!"

"무슨 소리야? 내가 자네보다 세상을 더 살았는데!"

"한국에 집이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어? 자네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이야?"


2015년 현재에도 노숙자와 끼니를 거르는 불우한 청소년이 아직 많은데 그 옛날에 집 없는 사람이 한 명도 없을 만큼 대한민국이 그렇게 잘사는 나라였던가?


단순한 사고는 단순히 살아온 삶에서 연유하는데 혹자는 다양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을 많이 만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어른 행세를 한다. 그것도 나보다 고작 세 살 많은 사람이 삼십 년은 더 살아온 사람처럼 얘기하는데 삼십 년을 더 살아왔다 한들 간접경험으로 그 뼈저린 삶의 고통을 느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