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의 眞한 이야기/에피소드

Episode 77 - In Cambodia (22)

Jean2 2014. 7. 7. 17:35


프놈펜에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먹었던 '바이끄릉 사이사멋'. 영어로 옮기면 'Fried Rice with Seafood'인데 맛도 좋고 양도 많다. 캄보디아에 처음 왔을 때는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없었다. 말레이시아 친구와 처음 주문했던 캄보디아의 볶음밥이란 것이 밥 한 공기에 기름을 두 공기는 쏟아부은 식이어서 정말 기름에 잠긴 밥알을 건져 먹어야 했다. 이들은 캄보디아 음식이라고 주장하지만, 전형적인 태국 볶음밥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태국 음식보다 양이 두 배는 많고 태국에는 없는 '국물'이 따라 나오는데 우리나라의 갈비탕과 비슷한 맛이다. 가격은 4,000~4,500리엘 (한화 약 1,200~1,400). 내겐 그리 부담스러운 가격이 아니지만, 평균 월급이 30달러에 불과한 나라이니 우리의 화폐가치로 따지면 한 접시에 7만 원은 되는 셈이다.

 

노천식당의 음식은 가격도 다 비슷하고, 맛도 통일되어 있어서 한동안 단골집이 없었는데 내게 유난히 친절한 상당한 미모의 아가씨(?) 때문에 다른 곳은 가지 않게 되었다. 같은 돈을 내고 같은 음식을 시키는데 내 밥에는 새우가 특별히 많이 올라오고, 내 국은 이를테면 김밥천국에서 김밥을 주문할 때 함께 나오는 건더기 없는 된장 국물이 아니라 제대로 된 된장찌개였다.

 

저녁을 먹고 퇴근하는 날에도 일부러 들러서 '바이끄릉 사이사멋'을 포장해갔는데 내가 오면 종업원을 시키지 않고 아가씨(?)가 직접 밥을 꾹꾹 눌러가며 터지도록 담고, 살이 잔뜩 붙어 있는 커다란 갈비뼈도 통째로 담아주었다.

 

페크데이와 함께 갈 때는 별말이 없던 아가씨(?)가 혼자 가기만 하면 꼭 말을 건넨다. 아니, 건네었다. 하루는 한국화장품 홍보물을 들고가서 옆자리에 놓고 홀로 '바이끄릉 사이사멋'을 먹고 있는데 예상했던 대로 살며시 다가와서는 잡지를 펼쳐본다. 편안히 앉아서 보라고 하니까 주저하지 않고 내 옆자리에 앉은 그녀. 이름을 물어보니 - 이름만 물어봤을 뿐인데 - 전화번호를 알려주는 그녀. 그녀는 내게 그렇게 다가오기 시작했고, 오래도록 높게 쌓아올린 나의 담은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