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의 眞한 이야기/에피소드

Episode 66 - In Mexico (1)

Jean2 2013. 12. 10. 14:47


아카풀코는 참 어이없는 국제적인 해양도시였다. 이 엉터리 바다를 보기 위해서 멕시코시티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12시간을 내려왔는데 인천 송도가 차라리 나았다. 하루 $3짜리 값싼 호텔에만 머물다가 $80짜리 5성급 호텔로 숙소를 옮겨 호텔 수영장에 몸을 담갔다. 화폐가치로 따지면 US$800는 족히 되는 호텔이었다.


아카풀코에서 멕시코시티로 돌아온 후에 특별히 할 게 없어서 크리스마스는 유타주에서 보내려고 체크아웃하니까 프런트 아가씨가 한국어로 된 호스텔 안내책자는 없으니 한국어로 번역해주면 호스텔을 무료로 제공해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마음이 이미 떠나 있어서 무조건 공항으로 갔는데 엊그제만 해도 그 많던 좌석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이런 된장!


다시 호스텔로 돌아가서 안내책자를 한국어로 번역해주고 멕시코시티에서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를 보내야 했다. 그때 내 눈에 들어온 스웨덴 아가씨. 참 여성스럽고 상냥했다. 아, 이 아가씨를 보려고 다시 돌아온 게로군! 

노르웨이에서 날아온 젊은 친구가 늘 기타를 두드리고 있는데 악보는 보지 못하고 코드로만 연주하는 거라 그리 훌륭한 실력은 아니었다. 그래도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는 스웨덴 아가씨. '난 음악을 하는 남자가 좋아. ♡'

그래! 콩나물 음악이 뭔지 보여주지. 5층에 그랜드 피아노가 있었는데 악보를 가져오지 않아서 악보 없이 연주할 수 있는 곡들을 아껴두어야 했다. 크리스마스에 한꺼번에 선을 보이려고...


크리스마스이브. 드디어 빙 둘러싸여서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했고, 그녀가 그에게 그랬듯이 내게도 넋을 잃고 그녀를 위한 내 연주를 듣고 있었지만... 그녀는 이미 그의 여자가 되어 있었다. 그런 거구나! 두 사람의 행복을 빌며 연주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