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의 眞한 이야기/에피소드

Episode 65 - In Thailand (10) -치앙마이에서 만난 호주인

Jean2 2013. 12. 9. 17:23


VIP House에는 방마다 개인 베란다가 있고, 복도 끝에는 큰 공동 베란다가 있다. 공동 베란다 바로 아래에는 밤마다 미니 야시장이 열린다.

밤마다 시원한 남풍을 몰고 오는 공동 베란다에서 바람을 맞이하고 있는데 한 연세 지긋하신 서양할아버지께서 말씀을 걸어오신다.


Where are you from?

From Korea. And you, sir?

I'm from [갓].

[갓]? Where is it?

[갓] is everywhere. I'm from God, but my body was born in Australia.


그제야 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님을 확인했다. 베란다가 조금 어두워서 그의 얼굴을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그의 우렁찬 목소리는 치앙마이 도착 첫날 자신의 인도 생활 이야기를 한 장사꾼에게 거의 열변을 토하다시피 하셨던 한 서양인 할아버지와 같았는데 곧 그분이 이분임을 알 수 있었다. 인도에서만 20년 이상을 사시고 태국에 오신지는 5년이 넘는다는 작가였다.


종교와 윤리문제, 국제사회문제 등 참 많은 의미심장한 대화를 나누었는데 대화 중간에 어려운 단어라도 나오면 혹시나 내가 이해하지 못할까 봐 '그 단어는 아느냐?' '그 속담은 이해하느냐?' 확인하시면서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셨다.

호주인에게 호주의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서는 웬만해서 거론하지 않는 나지만 이분이라면 통할 것 같아 조심스럽게 꺼냈다. '호주는 참 아름답고, 기후 좋고, 살기 좋은 나라이지만 단 한 가지 문제, 즉, 인종차별 때문에 내가 호주에서 살고 싶지는 않았다.'라고 하자 참 유감이라고 하신다. 과거보다는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어리석은 호주인들 때문에 유색인종이 차별을 받는다고, 더 많은 이민자가 들어오면 나아질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