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ost Vicious Family in Cambodia (캄보디아의 최악질 가족)
페크데이의 고향 집으로 초대받아 툭툭 한 대를 전세 내 페크데이의 누나와 그녀의 딸 쓰레이가까지 태우고 출발했다. (하루 렌트 $20) 페크데이가 저렴한 오토바이 택시로 가자는 것을 먼 길 가는 중에 비라도 만나면 어떻게 할 거냐고 내가 고집을 꺾지 않았는데 출발한 지 30분도 안 되어 내리기 시작한 비는 그의 고향에 도착할 때까지 그치지 않았다.
없는 살림에 귀한 손님 왔다고 닭을 두 마리나 잡고 농장에서 갓 따온 신선한 채소와 막 지은 따끈따끈한 밥이 차려졌다. 편식하지 않는 내 식성을 익히 들어 알고 있던 페크데이의 누나가 혹시라도 음식이 내 입맛에 맞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하다가 게걸스럽게 먹는 내 모습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내가 이 마을을 방문한 두 번째 외국인이자 한국인이어서 나를 보러 온 사람들이 많았다. 첫 번째 한국인은 이 마을 아가씨와 결혼해 한국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한다. 한국인에 대한 인식이 좋은 마을에서 우리를 목적지까지 태워준 툭툭 기사마저 한국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니 아가씨 아주머니 할 것 없이 가까이 다가와 질문 공세를 시작한다. 페크데이의 누나는 아직 20살도 되지 않은 막냇동생을 가리키며 아직 애인이 없다며 두 엄지손가락을 마주 댄다. 이어 다른 아주머니들도 처녀들을 가리키며 엄지손가락을 가까이 댄다. 교제나 결혼을 의미하는 모양인데 묻지 않았다. 조금만 더 있다가는 발목이 잡힐 것 같다.
없어도 나눌 수 있고 베풀 줄 아는 캄보디아 농촌 사람들의 후한 인심을 뒤로하고 프놈펜을 향해 출발하자 그쳤던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2010년. 캄보디아에서 사업을 벌이지 않고 관광객으로만 머물다가 떠났다면 이런 천사의 모습 뒤에 감춰진 악마의 본질을 여전히 보지 못하고 가난하지만 정겨운 사람들에 대한 추억만 남아있을 것이다. 2001년에 처음 방문해서 2010년에 다시 돌아가기까지 9년을 그리워했던 나라니까.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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