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의 眞한 이야기/에피소드

Episode 35 - In Korea (4)

Jean2 2013. 11. 2. 22:08


어머니의 병간호를 하면서 틈틈이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카페의 게시판을 하나씩 늘려가기 시작했고 '비공개'에서 '공개' 카페로 전환했지만, 엄격한 가입 조건을 정했다. 또한, 내가 세브란스에 있는 동안에는 카페를 돌볼 겨를이 없으니 공개 카페로 전환하기 전(前)의 전(全) 회원을 운영자로 승격시켜서 언제 또 발생할지 모를 공격에 대비토록 관리를 부탁했다. 예상했던 대로 나를 음해하던 무리의 공격이 한 번 더 있었고 한 운영자가 강제탈퇴 처리했다.


경원대생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길거리에서 나를 알아보던 회원들로부터 내가 들어왔던 말은 주로 "저분, English Clinic 주인 아니니? 멋있다. 여자친구는 계실까?" 등이었는데 사건 이후에 같은 사람들의 입에서 몇 해가 지나도록 나오는 말은 "저 사람, Clinic 주인이었지? 뭐 10대 소녀들만 좋아한다는? 어쩐지 바람기가 철철 넘치게 생겼다 했더니…. 재수 없어." 따위가 전부이다. 사이버 세계의 말은 쉽게 와전되어 근거 없는 소문이 삽시간에 진실로 둔갑한다.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카페를 개설하기 전에 한 번은 어느 카페에서 우연히 한 아가씨의 가슴 아픈 사연을 읽게 되었다. 같은 길을 먼저 걸어온 나로서는 외면할 수 없는 긴급한 상황이라 그녀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메일을 띄웠다. 그녀는 당시 외국으로 도피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었는데 외국 생활은커녕 여행 한 번 해본 적이 없던 그녀가 돈도 없이 나간다는 것은 참 무모한 일이었지만, 내겐 그녀에게 필요한 해답이 있었다. 그녀에게서 바로 답신이 왔고, 상담을 해주기 위해 내가 몇 시간의 수업을 취소하면서 적지 않은 수입을 포기해야 했지만, 그녀의 일이 잘 풀리는 것으로 보상을 받고자 했다. 그러나 그녀의 두 번째 메일을 받고 다시는 답신을 보내지 않았다. "인천 1호선을 타야 하나요? 좀 멀군요. 부평이 어디 있는지 모르니까 님이 제집으로 와주시면 안 되겠어요?"


어머니의 암이 재발하고 나서 숨을 거두시기까지 2년 2개월 동안 나는 하루 2시간 이상의 수면을 취한 적이 없다. 24시간 어머니를 간호해 드리면서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독일 등 세계 각지의 현지인 친구들에게 메일을 띄워 필요한 대체의학 자료를 수집했고 고가의 대체의약품도 공수해왔다. 자료를 밤새워 공부하고 정리해서 카페에도 올리기 시작했고, 내 고통스러운 심정을 호소하는, 그래도 끝까지 용기 잃지 않고 버텨보겠다는 다짐을 글의 주제에 적합한 배경음악과 함께 전체메일로 발송하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하루에 수십 통씩 격려와 감사하는 마음이 담긴 메일을 받았는데 새로 가입한 회원 중 제주도에 사는 한 아가씨는 게시판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이번 전체메일도 참 감동적이었어요. 그렇게 좋은 글을 진님은 어디서 퍼오시는 거예요? 설마 진님이 직접 쓰시지는 않았을 테고…." 또 하나의 돌.


당시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카페의 회원 수는 1,000여 명밖에 되지 않아 회원들의 행사일(* 졸업, 입학, 생일, 기일 등)을 모두 기억하고 있던 나는 잊지 않고 게시판에 축하나 위로의 메시지를 올렸다. 그러나 어머니의 병환이 깊어질수록 모두의 기념일을 생각해내는 것이 어려워졌고, 그래서 한두 명씩 본의 아니게 누락되었다. 그러나 그건 사죄(死罪)가 결코 아니었다.


- 3월. 졸업과 입학 축하메시지를 올린 날 -


Miae : "오빠, 저도 이번에 졸업했는데 왜 제 이름이 빠져 있죠?"

Jean : "아, Miae가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서 졸업했다고 생각했는데…. 미안하구나."

Miae : "어떻게 그러실 수가 있어요? 제가 카페에 얼마나 자주 들어왔는데."

Jean : "그래, 정말 미안하구나. 오빠가 정신이 없다 보니……."

Miae : "모두를 챙겨주실 수 없으면 아무도 챙겨주시지 말던가. 카페 관리를 좀 제대로 하시죠."

Jean : "말을 너무 심하게 하는구나. 오빠는 어머니의 임종을 앞두고 있어. 네가 이해해줘야 하는 거 아니니?"

Miae : "도대체 어머니의 죽음과 무슨 상관이 있어요?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Jean : "너 정말 못됐구나. 그렇게 싫으면 카페를 떠나렴."

Miae : "네, 물론 떠나야죠. 떠나기 전에.......... (훈계는 생략)"


그녀가 자진해서 탈퇴하기 전에 내가 강제탈퇴 처리했다. 인간의 도리를 모르는 존재들이 인간의 도리를 강의하는 것은 얼마나 우스운 희극인가! 그녀를 탈퇴시키자 그녀의 친구들도 모조리 자진탈퇴했다. 모두 인간목록에서 삭제해 버렸다.


이후에 새로 가입한 회원 중 한 아가씨가 가입과 동시에 메신저 친구신청을 하더니 첫 대화부터 사적인 (영작문) 질문으로 내 시간을 독차지했다. 그녀의 질문이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아 내가 말했다. "1천 명의 회원이 한 문장씩만 질문을 해도 몇 문장이 되죠?" 그녀는 바로 맞받아쳤다. "1천 명의 회원 모두가 질문하는 것은 아니죠?" 바로 강제탈퇴 처리했다. 또 하나의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