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의 眞한 이야기/에피소드

Episode 37 - In Korea (5)

Jean2 2013. 11. 4. 02:36


어머니께서 하늘나라로 떠나시고 나서 MSN 홈피를 관리하는 동안에는 카페 관리에 소홀했다. 그동안 MSN 홈피를 통해서 새로 가입한 회원들도 있고 해서 간만에 한글 채팅을 열어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고, 두 번째는 Jean's English Clinic 카페에서 매주 시행했던 영어 채팅을 하기로 했다. 채팅은 보통 2시간 이상 진행하는데 영어 채팅 시간에 가장 바쁜 사람은 물론 나다. 정확한 문장을 구사하는 회원이 몇 명 되지 않아서 잘못된 문장들을 일일이 수정해주려면 내 타이핑속도는 몇 곱절 빨라야 한다.


두 번째 채팅 날. 밤 10시에 시작되는 채팅인데 내가 바쁜 일이 있어서 10시 전에 접속을 못 하고 저녁도 거른 채 카페에 접속했을 때가 10시 3분이었다. 카페ON에는 MSN을 통해 가입한 반갑지 않은 J1이라는 아가씨와 내가 아끼는 J2가 대기하고 있었다. J1은 참여하지 않기를 바랐지만, 모두가 빠져도 그녀만은 불참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지식욕이 많은 존재라 카페 가입 후 매일 들어와서 내가 힘들게 작업해서 올려놓은 자료를 힘들이지 않고 모조리 얻어간 존재였으니까……. 내가 주인이 아닌 회원의 위치였다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 굳이 채팅할 필요가 없어 불참하면 그만이지만, 주인이기에 감정을 다스리고 그 두 명을 채팅방으로 초대했다. 그 시각이 10시 5분.


J1의 첫 질문은 이러했다.

"May I ask why you are late?"

과연 그녀다운 질문이었다. 그러잖아도 그녀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은데 그런 질문을 받으니 바로 사과하지 않고 반박했다. 그러자 그녀는 "주인이면 주인답게 늦어도 5분은 먼저 들어와서 회원들을 기다리는 것이 도리"라고 했다. 그런가? 처지를 바꾸어서 (* 내 지각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영어를 배우는 - 제자의 위치에 있는 - 회원이라면 선생님보다 5분은 먼저 들어와서 기다릴 텐데…. 그리고 그따위 질문도 하지 않을 텐데…. 심히 불쾌했지만 내 감정을 다시 한 번 억누르고 사과하자 그녀는 날 '용서'해주겠다고 했다.


채팅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J2는 영어가 짧아 침묵만 지키고 있었고, 그 얄미운 J1과만 대화를 나눠야 했는데 내가 잠시라도 말을 안 하고 있으면 닦달을 해서 바로 창을 닫아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10시 30분이 다 되도록 우리 세 명 외에 들어오는 회원이 없어서 (* 모두가 바쁜 직장인, 대학생, 유학생들이라 제시간에 들어오기가 어려웠으니 나 아닌 누가 카페지기였더라도 그녀의 재판과 처벌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채팅의 규정 - 30분 이내에 5명 이상이 들어오지 않으면 채팅을 종료하는 카페의 규칙 - 에 대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규정을 일러주고 나니 10시 32분이 되었고 그때 그녀가 타자한 것은 "Two minutes have passed already."이었다. 그 말은 30분에서 2분이나 더 지나갔으니 빨리 채팅방을 나가라는 말로밖에는 해석이 안 되는 것이었다. 채팅방을 막 나가려고 했을 때 J3가 뒤늦게 들어와서 같은 설명을 다시 해주고 10시 35분에 카페를 나왔다.


밤 11시 30분. 다시 카페에 접속해보니 J2와 J3가 그때까지 카페에 남아있었다. 두 사람은 내가 J1 때문에 무척 화가 난 것 같아서 카페를 나가지도 못하고 날 기다리고 있었다고 했다. J2는 새벽에 출근하는 아가씨라 11시가 되기 전에 잠자리에 드는 아가씨인데 그날은 늦게까지 날 기다리고 있다가 12시가 넘도록 대화를 나누고 나서 카페를 나갔다.


밤 12시 30분. K1이 내게 메신저를 띄웠다. J2, J3 두 사람이 내 걱정을 하며 나를 기다리고 있던 시간에 그 못된 J1이 K1에게 메신저를 띄워 나를 신랄히 비방하고 있었다고 했다. 2시간 동안 K1이 좋은 말로 아무리 설득해도 허사이고 구제불능이니 J1을 탈퇴시키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새벽 1시 30분. 늦게 퇴근한 K2가 메신저에 합류했다. 그녀에게도 J1은 눈엣가시니 이참에 탈퇴시키자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날이 새기 전에 J1은 강제탈퇴 당했고, 그날 저녁 그 못된 J1의 MSN 홈피에 새로운 폴더가 하나 추가되었다는 소식을 MSN 친구들로부터 전해 들었다.


J1은 내가 MSN 홈피를 관리하던 시절에 내게 친구신청을 해서 만난 존재인데 내 홈피에는 매일 들어와도 (* 내 MSN 홈피에도 적지 않은 학습자료가 올라가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홈피는 거의 관리하지 않았다. 그래서 Today 숫자가 보통 7~8이었으니 그녀 홈피의 게시물 조회 수도 대부분 0이거나 1이 고작이었다. 그녀의 방명록에 글을 남기면 댓글이 달리기까지 보통 일주일이 소요되는 건 기본이었는데 그녀가 새로 추가한 폴더의 - 나를 비방하는 - 게시물의 조회 수는 단 하루 만에 200이 넘은 것을 보니 오늘의 핫 스토리에 올리기 위해서 로그아웃하고 의도적으로 조회 수를 올린 흔적이 역력했다. Today 숫자는 여전히 10을 넘지 않고 있었으니 혼자서 조회 수를 올리기 위해 얼마나 애썼을까? 얼마나 손목이 아팠을까?


그녀의 글은 대략 이러했다.

"May I가 그렇게 불손한 표현인지 이제 알았네요. 채팅 시작 시각이 5분이나 지나도록 주인이라는 사람은 들어올 생각도 안 하고, 늦게 들어와서는 미안하다는 말도 안 하고, 아무런 말도 없이 30분도 안 돼서 채팅방을 나가지 않나. 그렇게 예의도 없고 책임감이 없는 사람이 사회생활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참 걱정스럽군요......... (이하 생략)"


그녀의 의견에 동조하는 익명의 댓글 하나와 그 댓글에 대한 그녀의 댓글도 하나 올라가 있었는데 그녀의 자작극임은 누가 읽어봐도 분명한 것이었다.


익명자 : "정말 카페 주인으로서 자격이 없는 사람이군요!"

그녀 : "그런 카페 주인을 위해 열심히 카페 활동을 한 것이 참 억울하네요."


그녀가 카페를 위해 도대체 무슨 활동을 했다는 것인가? 내가 피땀 흘려 올려놓은 학습자료를 공부해주는 활동?


K2가 보다못해 그녀의 글을 그대로 복사해서 카페 전체메일을 띄웠고 그녀의 소행에 분노한 회원들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그러자 J1은 MSN 홈피 사용자만 글을 남길 수 있도록 설정을 변경했는데 두 달이 넘도록 그녀의 아군은 오직 한 명밖에 없었다. 나는 MSN 홈피를 폐쇄했지만, 나의 친구들은 여전히 관리하고 있었고, MSN 홈피에서 나를 '사기꾼' 내지는 '양아치 새끼'로 몰고 간 (* MSN 사건의 진상은 따로 '상세히' 규명해서 온 천하에 폭로할 것이지만) 국정X 이X화 씨와 그의 측근들, 소속을 밝히지 않은 언론인 박X숙 씨, 중X일보사 김X홍 기자, 그리고 이들과 같은 부류의 앤티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내 아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어서 그녀에게 역성해줄 아군을 쉽게 구할 수 없었다.


두 달이 지나 J1의 아군이 작성한 (* 채팅 사건에 대한) 긴 논문과 그녀의 댓글을 읽어보니 노벨 희곡상감이었다.


아군 : "단 두 명밖에 안 되는 연합군이 1천 명의 카페회원을 상대로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생략)"

그녀 : "그러게 말이죠. 카페 주인한테 사과는 받아내지 못했지만, 여기서 끝난 게 다행이죠. 사실 고소를 하려고도 했지만, 그 사람의 인생이 불쌍해서......... (생략)"


참 가증스럽다 못해 연민의 정까지 느끼게 하는 존재이다. 또 하나의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