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의 眞한 이야기/에피소드

Episode 36 - In Cambodia (1)

Jean2 2013. 11. 2. 22:10


요즘은 방콕의 카오산 로드에서 캄보디아의 시엠립까지 한 번에 편안히 가는 관광버스가 많지만, 예전에는 - 비행기를 타고 가지 않는 한 - 도전지구탐험대에서나 볼 수 있는 고난도코스였다. 방콕에서 캄보디아 국경까지만 꼬박 5시간이 소요되었고, 국경에서 시엠립까지는 트럭 짐칸에 실려서 10시간을 또 달려야 했다. 섭씨 40℃가 넘는 날씨에 밀림을 헤치고 벼랑 위에 걸쳐진 통나무 다리를 곡예 하듯 건너고 험한 비포장도로를 달려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면 서로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흙먼지를 뒤집어썼으므로.


라오스의 비엔티안에서 캄보디아의 프놈펜까지 33시간이 소요된다고 해서 Sleeping Bus를 예약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무척 비좁다. 한 사람이 누울 공간에 두 명씩 누워야 하는데 키가 큰 사람은 다리를 뻗을 수조차 없다. 내 옆에는 나보다 5cm는 족히 큰 프랑스인이 누웠는데 무조건 좋단다. 


8:00 pm에 출발해서 다음날 07:15 am에 캄보디아의 국경에 인접한 도시 팍세(Pakxe)에 도착할 때까지 잠을 자기는커녕 얼차려 아닌 얼차려를 받으며 인내해야 했는데 사장의 조카딸 '녹'마저 날 심란하게 한다. 한 길 사람 속은 정말 알 수가 없구나! 


7:30 am에 툭툭을 타고 이동해 VIP Bus로 갈아타니 살 것 같다. 팍세(Pakxe)에서 3시간을 더 달려 도착한 라오스와 캄보디아의 출입국관리소는 한산한 분위기여서 출입국절차를 신속히 마치고 버스에 올랐다.


9년 만에 돌아온 캄보디아. 부지런히 움직이는 시장 사람들도 보이고 낯설지 않은 풍경이 펼쳐진다. 비엔티안에서 출발한 지 26시간 만에 (예정보다는 일찍)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도착했다. 9년 전만 해도 도로가 포장되지 않아 초대형 프로펠러 보트를 타고 톤레삽 호수를 건너 프놈펜에 도착했는데 이젠 전국의 도로가 포장된 모양이다. 예전보다 시간은 더 소요되었지만, 바람막이도 없는 보트 지붕에 매달려 질주하는 것보다는 VIP Bus가 훨씬 편안해서 좋다. 프놈펜의 도로도 반 포장 상태여서 항상 흙먼지가 일고 고층건물도 찾아보기 어려웠는데, 9년 동안 치앙마이보다 멋진 도시로 탈바꿈했다. 발전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긴 하지만, 때 묻지 않던(?) 순수함이 포장도로와 고층건물 밑에 깔려버리지 않을까 걱정이다. 


버스에서 내려 화물칸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배낭을 찾기도 전에 툭툭 기사들한테 둘러싸였다. 예전처럼 오토바이밖에 없었다면 짐이 많아 애를 먹었을 텐데 이젠 툭툭이 도로의 반을 장악하고 있어 어디든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다. 부르는 값의 절반만 깎으면 바가지를 쓰지 않는다. 첫 번째 기사는 $4를 요구해서 바로 보내버리고, 이름이 '톰'이라는 두 번째 기사는 $3를 불러 $2로 하자니까 $2.50를 달란다. 다른 기사를 부르려고 하니까 $2만 받겠단다.


숙소가 밀집된 구역이 크게 네 군데인데 이미 성수기가 시작되어 값싼 호텔엔 빈방이 없고, 예산을 초과하는 호텔만 남아 있어 40분 동안 대략 40개의 호텔과 게스트 하우스를 돌다가 $10짜리 선풍기 방을 발견해서 간신히 체크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