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의 眞한 이야기/에피소드

Episode 19 - In Portugal (1)

Jean2 2013. 10. 25. 14:37


"Do you speak English?"

포르투갈에서 외국인 관광객과 마주칠 때마다 받는 첫 번째 질문이 이것이었다. 영어공부 열심히 해서 유럽여행을 하겠다는 젊은이들은 이 현실을 알고 더 많은 언어학습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영어권국가 사람들도 언어문제로 이렇게 고생하니 말이다. 


다국어를 구사하는 젊은이들이 갈수록 불어나는 추세이지만, 아직 영어도 해결하지 못한 사람이 더 많으므로 한국인이 방문하는 유럽의 국가와 도시는 사실 제한적이다. 가령 스페인을 다녀왔다는 한국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대부분 프랑스와 인접한 바르셀로나에서 그치고 숙소 역시 사전에 예약한 한국인민박집이므로 스페인을 완전히 관통해서 포르투갈까지 들어가는 자유여행자는 드물다. 내가 머문 숙소의 주인도 10년 만에 한국인을 받았다고 무척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237개국에서 통용되는 언어는 6,809개나 되므로 (* 2005년 통계) 모든 언어를 다 학습하기란 불가능하지만, 4개 외국어만 알아도 같은 뿌리에서 갈라져 나온 또 다른 4개 언어를 쉽게 습득할 수 있고 급할 때는 서울사람이 영호남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듯 최소한의 대화는 이루어지므로 다른 언어권 국가에서도 학습한 언어를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다.


영국에서는 20인실의 1인 숙박요금이 우리 돈으로 약 3만 원이나 되었는데 포르투갈에서는 개인샤워실이 딸린 싱글룸이 23,000원 정도 되었으니 서유럽에서는 스페인 다음으로 물가가 싼 나라였다. 2,000원을 추가하면 숙소에서 아침까지 먹을 수 있는데 주머니가 가벼운 나는 그 돈마저 아끼려고 값싼 식당을 찾아 헤매다가 결국 숙소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캐나다의 퀘벡주에서 날아온 Fabries라는 청년과 친구가 되었는데 돈이 없을 때는 더치페이에 익숙한 외국인과 함께하는 것이 편하다. 1,000원짜리 빵 하나로 두 끼를 해결한다 해도 그들은 비웃지 않고 나 말고도 그렇게 버티는 외국인이 많으므로.


Fabries가 구사하는 언어와 내 언어를 합치니 10개 국어가 되어 호객 알바를 했다. 다른 나라에서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은 대부분 밤 열차를 타고 이른 아침에 도착하므로 아침 몇 시간만 부지런히 뛰면 하루 체류비는 충분히 벌 수 있다. 그러니 돈이 없어서 외국에 못 나가는 게 아니라 돈을 벌러 외국으로 나갈 수도 있는 거다. 필요한 언어를 준비하고 강인한 체력을 키워놓고 꿈만 있으면 누구나 가능하니 용기 내어 도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