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리옹역에서 스페인 마드리드행 기차를 예약해 놓고 나니 출발 전까지 10시간이나 남았다.
요즘에는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프랑스 젊은이들이 꽤 많지만, 그때만 해도 자국어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히 강해서 외국어를 구사하는 프랑스인을 찾기란 지구를 방문한 외계인을 만나는 것만큼 쉽지 않은 일이었다. 영어밖에 모르는 영미인들이 기차표를 예약하는 과정에서 무척 애를 먹는데 프랑스인이 영어를 못하는 건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고, 불어를 모르는 외국인이 프랑스에 들어온 게 잘못이라면 잘못이었다.
그보다 더한 나라가 스페인이다. 과거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스페인어권 국가들에서도 영어가 통하지 않는데 그 언어를 퍼트린 종주국이라면...
짐만 많지 않다면 10시간이 짧을 수도 있는데 값싼 빵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마당에 전철을 세 번도 더 탈 수 있는 액수로 수화물보관소에 맡길 수는 없으니 1분 1초가 무척 길게 느껴졌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이리 갔다 저리 갔다 방황하고 있는데 익숙한 언어가 귀에 들어왔다. 반가운 마음에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건넸다.
Jean : "한국분들이시군요. 반갑습니다."
아가씨들 : "한국에서 오셨지요? 저희는 미국에서 왔어요."
'허허. 정말 웃긴다. 왜 한국사람이라면 한국에서만 왔다고 생각할까?'
아가씨들 : "그런데 어디 가세요?"
Jean : "마드리드요."
아가씨들 : "아, 머쥬뤼~드요?"
Jean : "네, 마드리드요."
아가씨들 : "머쥬뤼~드에 가시는군요." "우리도 머쥬뤼~드 가는데."
'초짜들아, 마드리드에 가서 '머쥬뤼~드'라고 말하면 너희만 바보 된단다.'
'Jean의 眞한 이야기 > 에피소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pisode 19 - In Portugal (1) (0) | 2013.10.25 |
---|---|
Episode 18 - In the States (2) (0) | 2013.10.25 |
Episode 16 - In the States (1) (0) | 2013.10.25 |
Episode 15 - In Thailand (1) - 코사멧 아가씨 Busara (0) | 2013.10.25 |
Episode 14 - In Canada (2) (0) | 2013.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