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에서 반가운 메일이 날아왔다. 오래전 런던에서 같이 생활했던 Márk로부터…. 물가 비싼 영국에서 교통비라도 절약하라고 내가 외출할 때마다 그의 교통카드를 선뜻 내준 고마운 친구. 나는 그의 이발비를 아끼라고 머리를 잘라주곤 했지.
영국에서 온갖 고생 다하며 버는 돈을 몽땅 본국으로 송금하던 그가 이젠 본국에서 영국계 회사에 취직도 하고 결혼해서 어엿한 가장이 된 모습을 보니 참 흐뭇하다. 고생 끝에 낙이 오긴 오는구나.
2002년 4월, 헝가리행 비행기 표를 앞에 두고 어머니의 암이 재발하는 바람에 또 한 꿈을 접어야 했던 상황이 문득 떠올라 만감이 복받쳐 올랐다.
런던에 함께 있을 때 내게 여자친구를 만들어주고자 이탈리아 아가씨한테 다리도 놓아주었는데 바람처럼 왔다가 구름처럼 사라져야 했던 내 삶은 훗날의 더 큰 행복을 위해 모든 감정을 억눌러야 했다. 아직도 그 행복은 찾아오지 않았고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아 요구도 할 수 없는 큰 꿈 중의 하나가 되어 버렸지만, 내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접어야 했던 꿈들을 하나씩 펼쳐가다 보면 적어도 내 생이 마감되기 전에는 하늘도 허락하시겠지. 그날이 끝내 오지 않더라도, 그 행복만은 끝내 향유할 수 없더라도, 나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만끽하며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살리라!
2009.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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