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게 아픔을 주었다면 내가 먼저 <그>에게 아픔을 주지는 않았을까 - 잠시라도 - 생각할 수 있는 아량을 소유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남의 눈 속에 있는 작은 티를 트집 잡기 전에 자신의 눈 속에 있는 들보부터 깨달아야 할 것이다.
가는 말이 거친데 오는 말이 곱기를 바랄 수는 없는 일이다. 화가 나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 자신의 잘못은 전혀 깨닫지 못한 채 나이와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 아무한테나 심한 욕설을 퍼붓는 우매하기 짝이 없고 이기적인 자일수록 자신에게 돌아오는 말이 마냥 곱기만을 바란다. 아니, 그런 것 같다. 교양은 학벌과는 무관한 모양이다.
'누군가를 사귀다 = 같이 자다' '누군가를 사랑하다 = 당연히 같이 자다' '100명을 사귀다 = 100명과 자다' '같이 자야만... = ...성숙한 사랑을 하는 것이다.' 따위의 등식이 도대체 언제 성립되었는지 지금까지 만나 온 모든 여성 가운데 - 우연히 그런 여성들만 만나 왔을지도 모르겠지만 - 99.9% + α에 달하는 수치가 같은 질문을 되풀이해서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것도 참을 수 없는 일인데 그들의 섹스 스토리를 듣는 것은 더욱 고통스러운 것임을 한 명이라도 지각해 주었으면 좋겠다. 사회적인 통념이 그러할지라도 언제나, 어디에나 예외자는 존재하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그는 감당하기 벅찬 상처도 입을 수 있음을 알리고 싶다. 누구나 그러므로 예외자가 무조건 잘못이라는 속단을 내려서는 안 된다. 통념이나 관례는 잘못된 것이 많고, 예외자의 가치관이 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나를 화나게 했을 때 - 대부분은 - 내가 먼저 그를 화나게 한 경우가 많으므로 3분만, 아니, 할 수 있다면 30분만 분노를 억누르고 이성적으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서로의 오해로 뒤엉켜버린 실타래를 풀고 이전보다 좋은 관계로 발전하는 예도 적지 않은데 그 - 그리 길지도 않은 - 시간을 인내하지 못하고 감정의 지배를 받는 이들은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파란색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면 세상이 온통 파랗게 보이고 빨간색 안경을 쓰고 보면 빨갛게 보이는 법이다. 누구나 다른 색의 안경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시야에 들어오는 세상의 빛깔이 절대적이라는 편협하고 오만한 사고방식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한 결코 다른 빛으로 세상을 보는 이와는 융합하지 못하고 같은 색을 소유한 동지들만 찾아야 할 것이다.
스스로 머리를 낮추고 세상에는 내가 남을 가르칠 것보다 배울 것이 더 많음을 똑똑히 인식해야 한다. 그것이 결국 더 큰 자존심을 지키는 길이고, 진정 열린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자의 자세이다.
2005.12.3
'Jean의 眞한 이야기 > Jean의 眞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자(愚者)의 조언 (0) | 2011.05.11 |
---|---|
청천벽력 (0) | 2011.05.11 |
마지막 액땜의 날 (0) | 2011.05.11 |
피에로의 슬픔 -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0) | 2011.05.10 |
통일로 추모공원 열두 번째 방문 - 어머니 생신 (0) | 2011.0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