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의 眞한 이야기/Jean의 眞한 이야기

현아가 상경해서

Jean2 2011. 5. 8. 16:24

 

대구에서 현아가 상경해서 점심시간에 맞춰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같이 식사 한 번 하자는 약속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도 직장 문제로 그녀가 잠시 거주했던 월세방을 다시 직장을 옮기게 되면서 내놓았다기에 조건이 괜찮으면 내가 들어가 살기 위함이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부동산에 태클을 거는 바람에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새로운 정책이 시행될 때마다 늘 피해를 보는 이들은 서민들뿐이다. 언제나 부가 균등히 분배되어서 부익부, 빈익빈의 잘못된 방정식을 깨뜨릴 수 있을까.

 

그녀의 집은 작은방이 생각보다 너무 작아서 그 자리에서 안 되겠다는 확답을 주었다. 내가 출국을 하게 되면 동생이 아버지를 모시고 살아야 하므로 큰 방이 두 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 다 콩국수 애호가가 되어서 불볕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콩국수집을 찾아 헤매고 다녔는데 오늘따라 콩국수집이 보이지 않을까…. 한참을 찾다가 드디어 발견! 샌들을 벗고 방으로 들어가 편안히 자리를 잡고 나서 콩국수를 주문하자 냉면밖에 안 된다고 한다. 냉면을 먹을 작정이었다면 숱하게 지나쳐온 냉면 전문점으로 들어갔으리라. 오랜만에 참 맛도 없는 냉면을 먹었다. 어머니께서 냉면을 좋아하셔서 병상에 계신 동안에도 많이 해 드려 이젠 냉면집을 차려도 될 실력이 되었는데 맛도 없는 냉면이 양은 또 왜 그리도 많은지. 위대(大)한 나도 그릇을 다 비우지 못했다.

 

현아의 대구행 기차 시각이 임박해서 긴 얘기는 하지 못하고 아쉬움을 남겨두고 헤어졌다. 반가운 사람일수록, 소중한 사람일수록 그 아쉬움이란 것이 참으로 크다.

 

2004.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