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파도가 거세지고 있다. 600명의 수용능력을 자랑하는 초대형선박도 성난 자연 앞에서는 한낱 나약한 쇳조각에 불과하다.
3등 칸에 자리를 잡았는데 마치 인종시장을 방불케 한다. 페루에서 스페인어 강사로 파견을 나온 Oswaldo라는 친구와 노을이 지기 전에 절친한 친구가 되었다.
여행의 주목적은 두 가지이다. 보따리장사에 필요한 시장조사와 계약결혼. 사태가 그만큼 심각해졌다. 내 얼굴도, 난생처음 해외여행을 떠나시는 어머니의 얼굴도 어둡기 그지없지만 잠시나마 - 지옥의 조국을 떠나 있는 동안만이라도 - 시름에서 벗어나셨으면 좋겠다.
1997.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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