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의 眞한 이야기/Jean의 眞한 이야기

필리핀 거지들

Jean2 2017. 7. 8. 18:37


태어날 때부터 거지인 필리핀 아이들은 자국의 언어를 배우기 전에 외국인만 보이면 무조건 달려가 손을 내밀고 필사적으로 구걸하는 법부터 배운다. 몇 푼 쥐여주다 보면 어디선가 우르르 떼거지들이 나타나 곤혹스러운 상황이 벌어지므로 단호히 내쳐야 한다. 아무리 어린아이들이라 해도 10명, 20명이 에워싸고 옷을 사정없이 잡아당기고 주머니에 (돈이 들어있나) 손도 넣어보고 가방이라도 메고 있다면 마음 놓고 열어서 귀중품을 꺼내 달아나므로 등골이 섬뜩해진다.


90년대에는 어린 거지들이 이렇게 많지 않았다. 내 나이 또래의 청년 거지들이 대부분이었는데 그때는 주로 길에서 담배를 태우고 있는 외국인이 표적이 되었다. 담배를 꺼내물기가 무섭게 청년 거지가 나타나 한 개비만 달라고 한다. '그래, 한 개비 정도야...' 담뱃갑에서 한 개비를 꺼내서 주려고 하면 이미 손이 10개가 되고 내 주머니에도 다른 손이 들어온다. 그럼 나의 Lethal Weapon이 사정없이 놈들의 대갈통을 내려치고 고꾸라지고... 눈에 뵈는 게 없던 패기 왕성한 진을 건드린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 거지들이 길바닥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길바닥에서 초야를 맞고 길바닥에서 낳은 자식들이 또 장성해서 결혼하고, 집도 절도 없는데 대가족이 형성되고 대를 이어 거지 생활을 한다. 신문으로 몸을 덮고 짝짓기를 하다가 바람이 불어 알몸이 노출되는 광경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본능에만 충실한 것들. 필리핀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그들을 도와줘야 하나? 아무리 어려워도 그들보다는 나은 삶을 살고 있는 나도 경제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해 독신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