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배웅하기 위해 Dao와 Risa가 일을 접고 길을 나섰다. 한 푼이라도 더 벌고자 외출시간도 줄이고 비지땀을 흘리는 그들인데….
우돈타니행 버스에 오를 때까지 내 이름을 100번은 더 부른 것 같다. '진, 배 안 고파? 진, 목 안 말라? 진, 여권 잘 챙겼지? 진, 버스표 안 잃어버렸지?'
버스에 오르기까지 몇 시간 동안 혼자였다면 짐도 많아 여러 가지가 불편했을 것인데 그들 덕분에 편안하고 즐겁게 기다리다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감사의 표시로 두 사람 외식하라고 Risa 손에 500바트를 강제로 쥐여주고 음료수 몇 병 사왔는데 내 미니 배낭에 500바트가 돌아와 있다. 돈 대신 내 마음만 받겠단다. 내 여행이 아직 끝나지 않아서 돈이 많이 필요할 테니…….
눈물겹도록 고마운 친구들이다. 나 비록 돈은 없지만, 마음으로 마음을 얻어 내가 필요할 때 언제든 달려와 줄 수 있는 친구들을 얻었으니 치앙마이 생활은 성공적이고 마음만은 백만장자와 다를 바 없다.
치앙마이 아케이드 버스터미널을 출발한 지 17시간 만에 우돈타니에 도착했다. 거리상으로는 방콕에서 치앙마이까지가 훨씬 더 먼데 치앙마이에서 우돈타니까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이유는 산길을 굽이굽이 오르기 때문이다. 농카이까지 18시간은 소요될 것이라는 VIP House의 하우스키퍼 아주머니 말씀이 옳았다.
버스에서 내리고 보니 내가 예상했던 우돈타니 버스터미널이 '아니었다'. 터미널이 외진 곳에 있어서 지나가는 차도 한 대 보이지 않고 택시기사들만 달려와서 바가지를 퍼붓고 있다. 농카이까지 1시간이 채 안 걸릴 텐데 800바트라니! 버스 타고 갈 테니 다른 데 가보라고 큰소리쳤지만, 이 황량한 들판에서 어떻게 버스를 찾지?
우돈타니행 버스에 서양인들도 몇 명 탑승했는데 농카이로 향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버스도 안 보이고 동행도 못 구하고 난감해하고 있을 때 한 아가씨가 캐리어를 끌고 내게 다가와 같은 방향이면 택시를 합승하자고 한다. 그녀는 치앙마이에서 유학 중인 라오스인인데 휴가차 본국으로 돌아가는 길이고 나는 라오스와 인접한 국경도시 농카이로 가니까 같은 방향이다. 800바트를 요구하던 기사를 불러 그녀가 600바트로 흥정을 보아 부담이 확 줄었다.
농카이에 도착할 때까지 많은 대화를 나누었는데 이렇게 영어를 유창하게, 완벽하게 구사하는 라오스인은 처음 만나본다.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 해서 이메일 주소를 주고받고, 그녀를 먼저 출입국사무실에 내려주고 호텔로 향했다.
Tip Hotel 550바트. 욕조가 있어서 간만에 반신욕을 하고, 호텔 옆에 있는 TESCO의 Food Court에서 해물국수로 요기하고 농카이 시내를 둘러보려다가 피로가 몰려와 잠시 눈을 붙인다는 것이 그만 하늘이 아주 어두워진 다음에야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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