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의 眞한 이야기/Jean의 眞한 이야기

지렁이와 돌소금

Jean2 2011. 5. 17. 20:41

가지를 몇 개 쳐낸다고 뿌리가 달라질 수 있을까?

 

 

내겐 그녀에게 '한 개도' 줄 의무가 없었는데, '하나라도' 달라는 간청에 못 이겨 하나를 주고 나니 둘을 내놓으라 하고, 둘을 내주면 곧 네 개를 요구한다. 넷을 내주고 나면 이내 "여덟 개를 준다고 했잖아요!"
자비를 베푸는 것에도 한계가 있어 그 선에서 거절하면 내막을 모르는 3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그녀의 억울함을 하소연한다.

"16개를 준다고 해서 따라왔는데 고작 4개만 주고 내치더라."


3자들이 내게 어떤 비판을 내리고 비난을 퍼부을지라도 난 결백하다. 정작 억울하고 분한 쪽은 나인 것을 일일이 해명하는 일조차 치가 떨린다.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그렇게 많이 지어서 이 끔찍한 형벌을 받아야 하나? 얼마나 더 많은 벌을 감수해야 나를 옭아매는 그녀의 끈질긴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스토킹의 의미도 모르고 오랜 세월 스토킹을 해왔던 가련한 그녀. 지렁이와 돌소금은 결코 어울릴 수 없다는 사실을 왜 깨닫지 못하는 걸까? 모난 돌이 내 연약한 피부를 갈기갈기 찢어 신음하고 있는데, 상처로 파고드는 염분은 내 생명의 수분을 모조리 흡수하고 있는데, 내가 정녕 삶을 마감해야만 나를 놓아줄 것인가, 그녀는……. 숨이 막혀온다. 난 살고 싶다. 살아야 한다.

 

가지를 모조리 쳐낸다고 뿌리가 달라질 수 있을까? 아니다. 근본은 절대 바뀌지 않는 것이다.

 

20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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