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7월13일)은 내가 저녁을 샀으니 오늘(7월14일)은 키뎅이 대접하겠다고 그의 집에 초대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은 중심가에서 멀리 떨어진 농촌이었다.
메추리알을 하나씩 까먹고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나와 멋진 라오스 아가씨들이 서빙하는 오리고기 전문 호프집으로 들어갔다. 학생들도 제법 많고 젊은 층이 주 고객인 것 같은데 나이 든 사람들을 위한 음악만 흘러나온다.
채소와 함께 튀긴 오리고기 두 접시, 그리고 Beer Lao가 테이블에 차려졌다. 손님에게 후하게 대접하는 것이 라오스 스타일이니 많이 들라는데 키뎅에게 너무 큰 부담이 되는 것 같아 맥주만은 내가 사려고 했으나 고집을 꺾지 않고 혼자 거금을 치렀다. 라오스에 온 지 2주도 안 되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를 얻었으니 이미 부자가 된 느낌이다.
다시 그의 오토바이를 타고 한참을 달려 호텔에 도착했을 때는 밤이 제법 깊어진 시각이었는데 마지막 밤을 방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까워 간단히 씻고 호텔문을 막 나서려는데 아름다운 여사장이 (내가 라오스를 떠나기 전에) 술 한 잔 대접할 기회를 주겠느냐고 묻는다. 발길을 돌려 호텔 식당으로 들어가니 그녀의 조카딸과 언니분, 그리고 언니분의 라오스인 남편도 함께 막 파티를 열고 있었다. 라오스인 남편은 라오스에서 아주 유명한 가수라고 그의 노래와 영상이 담긴 DVD 앨범도 선물 받았다.
금방 키뎅과 함께 푸짐한 저녁을 들고 왔는데 한 테이블 가득 차려진 라오스 음식과 와인을 배가 터지도록 먹고 마시며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앞으로 가족처럼 지내면 좋겠다고, 언제든 라오스로 돌아오라고, 내가 요리하는 한국 음식 맛도 보고싶다고, 왜 아직 결혼하지 않았냐고, 조카딸도 아직 미혼이라고,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느냐고….
타국에서 또 하나의 가족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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