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듬해 35살 때는 캄보디아에 갔다. 캄보디아 내전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지뢰도 다 제거되지 않은 위험한 나라였고, 당시 캄보디아에는 포장도로 하나 없어서 트럭 짐칸에 실려 10시간 이상을 - 목적지에 도착할 때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가야 했는데 30대의 젊은 청년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 도전이었다.
식당에서 늦은 저녁을 먹고 있을 때 옆 테이블에서 연신 나이 타령을 하는 두 명의 늙은 청년들이 내 젊은 눈에 들어왔다. "지금도 늙었는데 언제 장가가냐." "그러게 말이다. 더 늙기 전에 가야 하는데."
듣다못해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저기요, 두 분 다 아직 젊으신데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러자 그들이 말했다. "당신은 아직 젊으니까 우리 심정 이해 못 할 거요."
이 녀석들이 정말... 웃음을 억누르고 물었다. "실례지만 연세가..."
"낼모레 서른이랍니다."
웃겼다. 그때도 웃겼지만, 지금 생각하면 더 웃기다.
내 나이 36살 때, 어머니의 암이 재발해서 세브란스에 입원해계실 때 간병사를 두지 않고 내가 24시간 어머니를 간호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게 하대를 하는 - 내 동생보다 어린 - 다른 환자 보호자들이 많았다. "학생, 내가 누나뻘이니까 반말해도 되지?"
내가 오빠뻘이었지만, 참았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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