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Clinic/종합의학 & 대체의학

대체의학의 필요성

Jean2 2009. 12. 30. 18:12

의(醫)는 하나지만 의학은 여럿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요법은 수백 또는 수천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자고로 동양에는 동양의학이 있었고 서양에는 서양의학이 있었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서양의학에도 속하지 않고 전통적인 동양의학에도 속하지 않는 여타 전통의학이나 민간요법을 새로운 틀 안에 한데 묶어놓고 대체의학이라 부르고 있다. 일반인은 일반인대로 의료전문인들은 의료전문인대로 대체의학에 관한 관심과 연구열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시대적 붐을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세계적 추세는 기존의 전통적 의학이 한계점에 도달하여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에서 비롯되었다.

 

질병은 누구에게나 온다. 그 질병을 극복하고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것은 만인의 소망이다. 의학과 의술은 그 소망을 이루려는 노력의 소산이다. 그러므로 의도(醫道)는 본래 만인의 것이다.

 

그런데 서양의학은 미시분석적인 방법을 추구하다 보니 의술의 체계가 매우 복잡하고 기술 의존적으로 되었다. 그리고 대증요법에 치중하여 질병에 나타나는 증상의 제거를 치료목표로 삼다 보니 수술이나 독한 화공약품의 사용과 같은 위험하고 공격적인 형태로 되어, 제도화된 의과대학의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전문가가 될 수도 없고, 우주와 자연의 이치를 깨달아 순리에 따르는 자연요법, 특히 인체의 자연치유력 자극을 통한 질병의 자발적 극복법을 외면해왔기 때문에 많은 환자가 고칠 수 있는 병도 불치병이란 선고를 받고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해왔다.

 

전에는 듣지도 보지도 못하던 낯선 치료법들이 매일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홍수처럼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새로운 도전에 대해 인간은 세 가지 유형으로 반응하고 있다. 예를 들어서 새로운 것이 우리에게 소개되었을 때 이에 대한 반응은 "무조건 부정하는 부류"와 "무조건 수용하는 부류"와 "진지하고 심각하게 연구하는 부류"의 세 가지로 나뉜다.

 

의학발전에 도움을 준 것은 조건 없는 배척도 아니었고 조건 없는 수용도 아니었다. 실질적인 의학발전에 획기적으로 이바지한 것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그게 그렇다면 사실 그런지 아닌지 살펴보자"하는 태도의 조용한 연구였다.

 

대체의학에 속하는 요법들은 지금까지 소개된 것만도 200가지가 넘는다. 전 세계적으로 대체의학에 대해 공부하는 젊은 의학도들의 수가 나날이 늘어가고 있고 연구가와 연구시설의 수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장기간에 걸친 여러 각도의 실험 끝에 건강 증진을 돕는 기의 실체를 인정했고, 일러노이 주립대학은 한의대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양한방 협동진료체계 구축에 나섰다.

 

하버드 의대의 조셉 마틴 학장은 "대체의학이 만성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입증됐다. 한국과의 연구 교류를 통해 서양의학의 과학적 방식을 대체의학에 어떻게 구체적으로 적용할 것인지 모색해 보겠다"고 말해 자신들이 발전시켜온 과학적 전문ㆍ분리의학의 한계성을 우회적으로 털어놓았다. 주지하다시피 하버드 의대는 「US News & World Report」지의 대학 평가에서 의대 부문 선두자리를 차지하는 명문 대학이고, 마틴 학장은 신경화학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서 전 세계 의학도들의 교과서인 「해리슨 의학원리」의 공동 저자이다. 그런 거물급 석학이 학장으로 재직하는 명문대학이 1980년대 초에 대체의학 관련 강좌를 설치했고, 1996년에는 국립 보건원의 예산 지원을 받아 대체의학 센터를 만드는가 하면, 1970년대부터 쟁쟁한 학자들을 동원해서 대체의학 연구에 매달려왔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17군데의 하버드 의대 관련 병원에서 대체의학 관련 연구를 활발히 벌이고 있는 점인데, 이는 대체의학이 본고장인 동양에서보다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더 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앞으로 우리가 미국에서 대체의학을 역수입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던져주고 있다.

 

1980년대 이래 "대체의학의 대가"로 불려 온 하버드 의대의 데이비드 아이젠버그 교수도 "1997년 미국인들이 대체의학 시술을 받은 횟수는 6억 3천 회로, 이는 의사 진료 4억 2천 회를 훨씬 능가하는 숫자이다. 대체의학에 쓰인 돈만도 90억 달러에 이른다"고 밝혀 영국 글래스고 의대의 대체의학의 권위자인 라일리 교수의 전망에 무게를 더해 주었다.

 

미국 내 의과대학 가운데 64%가 대체의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1998년에는 의회 주도로 대체의학을 연구하는 국립보완의학연구소(NCCAM)까지 설립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미국뿐만 아니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제국은 물론 호주에서도 대체의학 이용률이 50%에 이르는 등, 대체의학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시장 규모가 20조 원을 웃도는 초강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완고하고 폐쇄적이며 시대 역행적인 의료체계를 고집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제도권 의사들은 오히려 대체의학을 전면 무시하고 있다. 수천 년간 내려온 전통 민간의술도 불과 100여 년 전에 들어온 서양의술에 밀려 본래의 우리 의술은 소수 의사의 기득권으로 변질하면서 형편없이 낙후되었고, 서양의학 중심의 고비용 저효율 의료체계만을 고집하고 있다.

 

서양의 현대의학만을 전통 의학으로 간주하는 우리나라 제도권 의사들은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검증되고 확인된 정보만을 수용하고 인정한다"는 원칙만을 고집하기 때문에 한의학도 전면 무시하고 부인하고 있지만, 실제로 다양한 형태의 질병이 민간요법으로 치료되고 있는 것이 현실인 이상, 그 체계를 과학적으로 탐구하고 타당성을 검증하려는 노력이 절대로 필요하다. 제도권 의학에 몸담은 우리나라 의사들이 과감한 발상 전환과 열린 시각을 갖지 않는 한 우리나라 의학의 한계엔 돌파구가 없을 것이며 난치병ㆍ불치병도 영원한 숙제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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