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의 眞한 이야기/Jean의 眞한 이야기

타산지석 6

Jean2 2011. 5. 16. 21:10

 

'악인들이야말로 위대한 스승이다.' - 어니 젤린스키

 

그렇다. 나 역시 현자나 은사들보다는 악인들로부터 배운 것이 더 많았으니…. 악인까지는 아니더라도 내가 타산지석으로 삼는 - 분별력이 없는 - 사람들은 참 많다.

 

캐나다에서 생활할 때 단돈 500달러만 들고 연고도 없는 캐나다로 날아온 청년을 만난 적이 있는데 나는 그의 용기가 참 가상해서 '진심으로' 경의를 표했다. 한 달 뒤 단돈 700달러만 들고 날아온 청년을 만나 역시 그에게도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내가 캐나다 이민국에 도착했을 때 내 주머니에는 도대체 얼마나 되는 액수가 들어 있었는지 모른다.

 

내 주머니에는 단돈 20달러가 전부였지만 나는 - 내 기준과 상황에 맞춰 - 그들의 고충을 무시하지 않았고, 내가 더 힘든 삶을 살아왔으니 나를 본받고 나를 통해 행복을 찾으라는 말 따위도 하지 않았으며, 그들이 힘들어할 때 그들의 정서에 문제가 있으니 나를 통해 치료를 받으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세상에는 교만하고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이 너무 많다.

 

 

요즘 다시 캐나다 입국이 까다로워지고 있는데 내가 캐나다에 도착했을 때는 더 어려웠다. 당시 조국은 IMF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 약소국으로 전락해서 한국인은 한국인 전용 입국심사대에서 심사를 받아야 했는데, 철저한 짐 검사뿐만 아니라 돈 검사까지 받고 나서야 - 비자 없이 입국해서 6개월을 체류할 수 있는 스탬프를 받고 현지에서 6개월을 더 연장하면 1회 최대체류기간이 12개월이 되었던 이전의 협정은 깨지고, 1천 달러당 한 달, 즉, 돈의 액수에 따라 찍어주는 체류기간이 다른 - 스탬프를 받아낼 수 있었다. 같은 시기에 입국한 어떤 이에겐 300달러밖에 없다는 이유로 3일만 체류할 수 있는 도장을 찍어주었다. 그러니 20달러가 전부였던 내가 이민국을 빠져나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더구나 무비자로 입국하는 나라는 이민국에 왕복항공권을 제시해야 통과가 되는데 나는 편도 표로 날아갔으니…. 재심대까지 불려 가서 이민관의 입을 봉쇄하고 마침내 최대체류기간의 스탬프를 받고 나오기까지 장장 40분간 펼쳐진 한판 대결은 연출도, 낭만도 아닌 - 살을 깎는 고통이 수반되는 - 내 참담한 현실이었다.

 

내가 호주에서 만난 (* 2004년 7월 31일 자로 기록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삶'에 등장하는) 한 부유층의 한국인은 비록 그가 선택해서 체험한 고생이었지만 그 기간의 삶만큼은 내 삶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는데 어불성설이다. 플래닛에서도 그와 같은 체험과 사고방식을 가진 이를 만났는데, 그들은 적어도 가족이 폭력배한테 당하는 광경을 눈물로 지켜보는 상황까지는 일부러 연출하지 않았을 것이며, 누명을 쓰고 구속되는 억울함도 겪지 않았을 것이며, 끔찍한 공포와 고통에 겨워 고층에서 뛰어내려 두 발목이 부러지는 고통도 느껴보지 못했을 것이며, 신용불량자라는 이유로 사기꾼으로 매도되지도 않았을 테니까….

 

내가 여러 번 강조해온 말이지만 다시 한 번 역설하자면, 眞한 이야기에 공개된 실화는 아직도 0.1%를 넘지 않는다. 더 큰 슬픔, 아픔, 고통은 올리지 않고 있으니 고작 0.1%의 사연만으로 나를 완전히 이해했다고 섣불리 판단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고, 속단에 따른 - 위로가 아닌, 불필요한 충고나 조언을 해주는 - 실수도 더는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저 글로써 내 마음을 정리하는 것뿐이며, 잘못된 이들의 언행을 통해서 더 확고히 하게 되는 - 나는 그렇게 살지 말아야겠다는 - 다짐을 글로 올리는 것뿐이니까….

 

나는 개인적으로 -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이 문제도 논할 것이지만 - 기독교와 기독교인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와 내 가족, 내 이웃들이 그들로부터 당해온 사건들을 낱낱이 폭로하자면 - 이 종교인에 대한 문제만으로도 - 지금까지 기록해온 眞한 이야기를 모두 합해도 조족지혈에 불과한 많은 양이 될 것이다. 그들은 참 이기적이다. 내가 그들의 종교를 무시하고 가령 "부처님의 자비가 함께 하시기를…." 또는 "알라신의 가호가 있기를…." 따위의 기도를 한다면 그들의 감정도 그리 유쾌하지 않을 텐데 그들의 생각은 거기까지 미치지 못해서 아무한테나 '하나님'을 언급한다.

 

내겐 32년 죽마고우가 있는데 그와 나는 살아온 환경도, 성격도, 가치관도, 종교관도, 이성관도, 결혼관도, 사는 방식도 - 어느 것 하나 일치함이 없이 - 완전히 다르지만, 말다툼 한 번 해본 적이 없다. 서로의 입장을 완벽하리만큼 존중해주기 때문이다. 그것이 우리가 32년간 변함없이 깊은 우정을 쌓아온 비결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의 소유자들이 더 많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상대방을 바꿔 놓으려 해서 많은 문제가 야기된다.

 

나는 내가 바르게만 살아왔다거나 바른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바르게 살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일 뿐이다. 또한, 나는 - 남들이 나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 아주 긍정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사람이다. 남들이 많은 돈과 외제 자동차를 자랑할 때 내가 빈 주머니와 맨주먹을 당당히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그만큼 나 자신을 신뢰하고 자신감에 넘쳐 있다는 의미이다. 그것이 Jean의 眞한 모습이다.

 

20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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