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패 게이트에서 도보로 1분 거리에 있는 Jerusalem Falafel. 거의 매일 가는 노천식당과 남대문시장을 갈 때 이 식당을 무심히 지나쳤는데 오늘은 웨이츄리스들이 밖에 나와 전단을 돌리고 있어서 시장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들렀다. Lonely Planet에서도 강력히 추천하는 식당이라 하고 터키의 케밥이 그리워 들어갔는데 후회막급이다. 가장 싼 케밥이 220바트 (한화 8,500원). 음료수까지 주문하면 300바트는 기본이고, 700바트가 넘는 음식도 있다.
지난달 인디언 식당에서 먹은 50바트짜리 케밥도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220바트라니! 할 수 없이 케밥을 포기하고 비교적 저렴한(?) 140바트짜리 스파게티와 50바트짜리 카푸치노를 주문했는데 양으로 보나 맛으로 보나 190바트의 값어치를 하지 못했다.
내가 들어갈 때만 해도 식당이 텅 비어 있었는데 츄레이닝 팬츠차림으로 혼자 식사하는 모습을 보고 아마 별로 비싸지 않은 식당이라고 생각했는지 하나둘씩 들어와서 내가 식사를 마치기 전에 만원이 되었다. 그리고 곧 테이블에 앉아 메뉴판의 가격을 보고 하나같이 충격에 휩싸인 그들의 모습을 그대로 카메라에 담았다면 걸작이 나왔을 것 같다. 앞 테이블에 앉은 유럽 아가씨들은 'Oh, no, pretty expensive!'라고 하더니 주인을 불러 한 접시만 시킬 수 없겠느냐고 묻는다. 내가 식사를 끝내기 전에 그들이 주문한 음식이 나와서 - 양도 많지 않은 한 접시를 나눠 먹으며 - 그들이 내린 음식에 대한 평가를 들을 수 있었는데 나와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재료 값이 싼데 왜 이리 비싸게 받는 것일까? 전망이라도 좋은 위치라면, 양이라도 푸짐하다면, 서비스라도 좋다면 위로가 될 텐데 어느 것 하나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다. 더 화가 나는 건 메뉴판의 가격과 실제 가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메뉴판에는 카푸치노가 50바트로 표기되어 있는데 계산서에는 60바트로 기록되어 있고, 세금을 따로 붙인다. 190바트라야 하는데 카푸치노가 60바트라서 200바트이고 20바트 세금을 더해서 220바트 (한화 8,500원)를 내고 나왔다. 미친 가격이다.
숙소로 돌아와 구글 사이트에서 Jerusalem Falafel을 검색해보았다. '치앙마이에서 두 번째 식당이라면 서러울 식당'처럼 과대 포장되어 있는데 고객 review를 쭉 읽어보니 호평은 거의 없고 혹평으로 가득하다. (Not a good experience, too expensive, I've never been so offended, crazy price, etc.)
돈 아낀다고 남대문 시장에서 20바트(한화 766원)짜리 샐러드와 20바트짜리 스프링 롤을 사고는 220바트짜리 식사를 했으니. 허허. 마사지나 받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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