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s Album/Thailand

<태국> 치앙마이 해자(垓子/垓字)

Jean2 2010. 5. 21. 01:03

 

치앙마이의 성벽은 란나 왕궁을 둘러싸고 있던 것인데 2차 세계대전 때 일본군들이 군사도로를 만들기 위해 성벽을 허물어 버려 온전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군데군데 만행의 손길을 피해 옛모습을 간직한 성벽 일부만 볼 수 있다.

 

성벽, 아니, 성벽터를 둘러싸고 흐르는 해자는 구(舊)시가와 신시가지를 나누는 경계선인데 란나 왕조 때는 성벽을 방어하기 위해 해자에 악어와 같은 사나운 짐승을 키웠다고 한다.

 

* 해자 : 성 밖을 둘러 파서 못으로 만든 곳.

 

물이 상당히 혼탁한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물고기가 참 많다. 간간이 낚시하는 사람도 보이고, 아직 남아있는 성벽에 올라가 물속으로 풍덩 다이빙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곳곳에 분수가 설치되어 있어서 더위를 피해 산책을 나오는 사람들도 많다. 

 

 

동대문인 타패 게이트부터 시작해서 북대문인 창 푸악 게이트, 서대문인 수안독 게이트, 남대문인 수안프룽 게이트와 치앙마이 게이트, 그리고 다시 동대문인 타패 게이트까지 도보로 해자를 모두 돌아보았다.


동대문, 남대문 선상의 해자는 밤마다 거대한 쥐들의 연회장이 되어 노숙자는 쥐들과 함께 자야겠다. 위의 그림에서 물고기가 표시된 부분 - 즉, 카드 수안 캐오에 가장 가까운 곳 - 이 최악이다.

 

 

멀리서 보면 참 아름다운데 카드 수안 캐오에 가까워질수록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의 악취가 진동한다. 분수도 열심히 물을 내뿜고 바람이 불면 스프레이가 되어 머리카락과 얼굴을 적셔준다. 향긋한(?) 냄새와 함께……. 물의 나라이지만 물은 참 더럽다. 더럽지만 아름다운 나라이다. 내가 태국의 왕이 되면 정화작업부터 명하겠다.

 

 

저기서 잡은 물고기로 요리하면 '너무' 맛있겠지?

 

'너무'는 이렇게 반어적이거나 비꼬는 말 등 부정적인 의미로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아무리 알려주려 해도 알고자 하는 사람이 너무 적다. 그래서 닭의 무리 속에 학은 한 마리뿐.

 

"너무 날씬하신데요. 허리가 40인치는 되시나요?"
"오, 마닐라 베이. 너무 아름다워요. 저 악취가 진동하는 쓰레기더미 속에서 수영하는 사람들도 너무 멋지고요, 저 오염된 물에서 잡은 물고기로 매운탕을 끓이면 너무 맛있겠군요."

 

X 너무 맛있어요.
O 아주 맛있어요.
O 매우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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