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s Album/Thailand

<태국> 길목

Jean2 2010. 6. 17. 15:55

 

이 국숫집엔 오늘도 손님이 없다. 손님이 없으면 손님을 끌기 어려운데, 어제도 그저께도 텅 비어 있던 테이블이 오늘이라고 만원이 될 것 같지는 않았다.


시장에 갔다가 숙소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에 빈 테이블을 하나 차지하고 국수 한 그릇을 주문했다. '손님이 없는 식당은 다 이유가 있다.'라는 선입견을 잠시 접어두기로 하고….


손님이 나밖에 없으니 음식도 금방 준비되어 나왔다. Egg Noodles with Beef 30바트 (한화 약 1,140원). 맛있다. 아랫동네 국숫집에는 - 가장 싼 야채국수 한 그릇이 40바트나 되어도 - 항상 손님이 들끓는데 그 집보다 맛있고 양도 많고 가격도 싼 이 집엔 왜 손님이 없을까?
내가 들어설 때 어두웠던 아주머니 얼굴이 - 마치 구세주라도 맞이하는 듯이 - 환하게 밝아지는 모습을 보고 한 손님이라도 더 들어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천천히 음미했지만, 셈을 치르고 나올 때까지 아무도 오지 않았다.


아랫동네 국숫집과 자리가 바뀌었다면 운명도 바뀌었을 것이다.